알림이의 역사 교실 권혁선

전 체:근대 태동기 |일제강점 |현대 |
[근대 태동기] 

실패자의 신성(神聖)
admin  (2009년 08월 14일 16시23분23초)  


김부식의 {삼국사기}는 일부 노예성의 산출물이라. 그 인물관이 더욱 창피하여 영웅인 애국자 곧 동서양 오랜 역사에 비교될 예가 별로 없을 부여복신(扶餘福信)을 전기에서 빼고 … 연개소문이 비록 야심가이나 정치사상의 가치로는 또한 천 년에 드문 기이한 인물이거늘 … 오직 {신구당서}를 초록하여 개소문전이라 칭할 뿐이오, 본국의 전설과 기록으로 쓴 것은 한 자도 볼 수 없을뿐더러 또 그를 흉악하고 완고하다 지목·배척했으며, 궁예와 견훤이 비록 중도에 패망했으나 또한 신라의 어지러운 군주에 항거하고, 의로운 깃발을 들어 십수 년 동안 한 지방을 제패했거늘 이제 초적의 소두목으로 매도·모욕했다. 정치계의 인물뿐 아니라 학술에나 문예에도 곧 이러한 논법으로 인물을 취사하여 독립적 창조적 설원·영랑·원효 등은 지워 없애버리고, 오직 중국 사상의 노예인 최치원을 코가 깨지도록, 이마가 터지도록, 손이 발이 되도록 절하며, 기리며, 뛰며, 노래하면서 기리었다. 그리하여 김부식이 자기가 가진 정치적 세력으로 자기의 의견과 다른 사람은 죽이며, 자기가 지은 {삼국사기}와 다른 의논을 쓴 서적은 불에 넣었도다.
({丹齋申采浩全集} 하, 1977)